칼럼] 집중화 시대에 요구되는 관리자의 요건 |
[종목] 컴퓨터 [분야] IT일반 [작성자] 권용만 [작성일] 2010.03.30. 22:00 |
최근 엔터프라이즈 IT 환경에서 가장 큰 화두를 꼽는다면 역시 '가상화' 와 '클라우드 컴퓨팅' 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자가 본격적으로 엔터프라이즈 IT 관련 취재를 나가면서 듣기 시작하고, 매번 기사마다 쓰기 시작한 이 말은 슬슬 신선함이 떨어질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여기에 'IT 예산의 70%가 관리비' 라는 것까지 붙이면 완벽할 정도로 말이다. 보통 변화는 기존 방식으로 어려움에 직면하고서야 찾게 되는 게 보통이고, 덕분에 이 가상화 기술의 활용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도 흔히 말하는 '경제 위기' 이후다. 기업들이 기존의 거대하고 복잡한 인프라의 관리에 부담을 느끼고 효율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최근 대부분의 IT 인프라 관련 제품들이 내세우는 장점은 이를 파고들기 위한 '효율'과 '단순화', '집중화' 다. 시장 경기가 그다지 좋아지지 않음에도 다수의 IT 관련 업체는 '올해 좋아질 것' 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이야기는 허황된 희망 사항은 분명 아니다. 언제나 기업들이 경기가 좋을 때만 투자를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슬슬 성능과 효율성에 심각한 문제를 가진 인프라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더 이상 투자를 미룰 수 없을 정도까지 몰려서 경기에 상관없이 수요가 창출된다고 볼 수도 있다.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는 흐름이 제시하는 것은 인프라의 단순화와 집중화다. 지금까지 여러 대의 물리적 서버로 분산되어 있던 것을 한 대의 신형 서버로 집중시켜 각종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가상화 도입의 주요 장점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줄이는' 기업은 드물며, '교체' 를 통해 성능의 밀도를 올리는 게 일반적이다. 인프라의 사용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클라우드 컴퓨팅은 분산된 컴퓨팅 자원을 하나로 모아서, 자원 할당의 물리적인 경계를 허물어 준다. 고속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체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공유 풀로 할당해, 유연한 할당이 가능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무한한 확장이 가능하다는 것은 기존 인프라의 상식을 깨는 데 충분한 위력을 발휘한다. 또한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이 제시하는 큰 장점 중 하나가 '관리성' 이다. 이는 인프라의 집중화에 따라 관리의 엔드포인트가 줄어들고, 더 적은 수의 콘솔을 사용해 물리적인, 혹은 가상화된 인프라를 관리할 수 있게 됨을 뜻한다. 고도로 통합되고 자동화되는 관리 툴은 기업에 관리 '밀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렇게 인프라 환경이 점점 물리적인 경계가 사라질 수록,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바로 관리의 '영역' 문제다. 하나의 인프라 안에서 분명하게 자신의 영역을 가지고 있던 이전의 환경과 달리, 고도로 집중화되고 융합되어 가는 환경에서는, 어느 한 부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원인을 찾고, 해결에 걸리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흔히 있는 일이지만, 인프라에 문제가 생겼을 때, 기업은 인프라에 관련된 모든 업체를 호출한다. 이 때 일반적으로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부분까지 몇 개의 업체가 들어온다. 그럼 이 '스페셜리스트' 들이 과연 문제를 얼마나 빨리 해결할 수 있을까? 답은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 최악의 경우로, 서로 '우리의 영역, 우리의 장비에는 이상이 없다' 로 미루기 일관하는 경우도 흔히 일어난다. 특히 최근의 흐름처럼 인프라를 이루는 각종 구성 요소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긴밀하게 연결되는 경우에는 이 원인을 찾기가 더 까다로워진다. 하나의 이상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예전에는 한두 군데를 확인해야 했다면, 이제는 수십 군데를 확인해야 할 상황에 온 것이다. 특히 가상화와 클라우드 환경이 구성되었다면, 하나의 이상 증상을 확인하기 위해 인프라 전체를 봐야 할 상황도 생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모든 인프라를 '단일 제조사' 솔루션으로 구성하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인프라의 관리에 있어 궁극적인 단일 콘솔 관리 구현이 가능해지며 성능 면에서도 최적화가 손쉬운 장점이 있지만 비용과 효율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업체가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문제가 생겼을 때 서로 미루기로 일관하는 경우는 줄일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관리자나 엔지니어가 '멀티 플레이어' 가 되는 경우다. 관리자나 엔지니어가 인프라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면, 원인 규명 단계에서 미루기가 나오는 경우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만을 짚어 주는 것으로도 문제 해결에 드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점점 인프라의 구성 요소들이 긴밀하게 연결되고, 융합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리자가 자신의 영역과 함께 주변 요소들에 대한 지식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문제 해결 뿐 아니라 전반적인 능률에서 큰 차이를 보여 주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가상화되는 인프라에서 이제 각 구성 요소들은 어떤 식으로든 주위와 연결되고, 연동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의 인프라 관리에서는 나무만이 아니라 숲을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최근 많은 솔루션 업체들이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과 인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다른 방향에서의 질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과연 인프라 관리자의 수요는 줄어들 것인가' 가 그것인데, 여기에 대한 답변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는 것이다. 이 애매한 답변의 이유는, 당연하지만 조건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확실한 건, 인프라 관리자의 절대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늘어난다고 봐야 한다. 집중화와 가상화로 아무리 관리 포인트를 줄이고, 하나의 관리자가 담당할 수 있는 시스템의 수를 늘린다 해도, 그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게 네트워크 트래픽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의 확장 추세다. 사람이 관리 가능한 물리적인 한계가 있는 만큼, 인프라의 확장에 사람이 더 배치된다. 하지만 이런 추세만을 무턱대고 믿어서는 안 된다. 인프라의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예전처럼 한 부분만을 아는 관리자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변하면, 살아남기 위해서 변화에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고, 관리자 또한 멀티 플레이어로의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변신에 성공한 자가 더 많은 기회를 가질 것도 분명하다. 기업이 변하고, 사회가 변하면서 인프라도 이에 맞춰 변한다면 이에 관련된 '사람'도 변해야 한다. 관리자가 변하지 않는다면 인프라의 변화는 완성되지 않고, 효율 또한 기대치만큼 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관리자가 성공적으로 변화한다면, 사용자와 관리자 모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결국 컴퓨터를 쓰는 것은 사람이 하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
[공식기사제공]http://www.acrofan.com/ko-kr/commerce/content/20100330/00010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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